음악의 실천(4) ; 표현과 수용 - 3. 감상 - 어웨이던 음악지식백과

3. 감상(鑑賞, appreciation)

요약

감상(鑑賞, appreciation)은 예술작품에 대한 정서적(情緖的), 미적(美的) 경험을 체험하고 이를 통해 그 내용을 음미하고 즐기며 이해하는 등 예술적 성취를 위한 실천적 행위로, 음악에 대한 감동적(感動的) 체험이다. 작곡자의 음악적 의지(意志)는 최종적으로 감상자에 의해 수용(收容), 감상되므로 실천이 완성된다. 그러므로 음악예술에서 작곡자의 진정한 목적 성취는 감상자에 의한 수용적 가치판단에 의해 결정된다. 음악감상에 대한 정의는 음악예술의 포괄적 개념 모두를 포함하는 최종의 결론이다. 감상은 수많은 요소들의 동시적 취급과 여러 각도에서의 경로 및 방법을 종합적 사고(思考)에 담는 음악행위이다.

본문

감상(鑑賞, appreciation)은 예술작품에 대한 정서적(情緖的), 미적(美的) 경험을 체험하고 이를 통해 그 내용을 음미하고 즐기며 이해하는 등 예술적 성취를 위한 실천적 행위로, 음악에 대한 감동적(感動的) 체험이다. 작곡자의 음악적 의지(意志)는 최종적으로 감상자에 의해 수용(收容), 감상되므로 실천이 완성된다. 그러므로 음악예술에서 작곡자의 진정한 목적 성취는 감상자에 의한 수용적 가치판단에 의해 결정된다. 음악감상에 대한 정의는 음악예술의 포괄적 개념 모두를 포함하는 최종의 결론이다. 감상은 수많은 요소들의 동시적 취급과 여러 각도에서의 경로 및 방법을 종합적 사고(思考)에 담는 음악행위이다.

음악감상의 처음 동기는 단순히 음악을 즐기는 행위로부터 비롯되지만 감상에 의한 음악적 즐거움은 감상의 마지막 단계에까지 가장 중요한 감상의 목표가 된다.

첫 단계에서 한발 전진하여 음악을 이해하는 단계에 이르러 본격적인 음악활동으로서의 감상이 이루어 지는데 이 단계에서도 감상의 본질인 음악에 대한 즐거움은 그대로 남는다.

감상의 최종단계는 음악에 대한 가치평가의 활동 즉, 비판 활동이 추가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도 음악에 대한 즐거움이나 이해의 활동은 소멸되지 않으며, 여기에 비판적 사고(思考)가 추가되는 것이다.

립스(Lipps, Theodor, 1851∼1914, 獨)의 「감정 이입설(移入設)」에 의하면 감상은 자기 감정을 부지 부식간(不知不識間)에 작품 속으로 이입(移入)시키는 일이라고 하였다. M.밀러는 이에 반대하여 감상은 작품의 미(美)를 보다 직접적으로 느끼는 것이라고 하였는데 이는 일종의 「상모적 지각(相貌的知覺)」이다. 상모적 지각은 타인(他人)이나 자연물(自然物) 또는 예술작품 등에 자신의감정이나 정신을 이입시켜 자신과 그 대상물(對象物)과의 융화를 꾀하는 정신작용을 말한다. 현상학적(現象學的) 미학(美學)을 주장한 가이거(Geiger, Moritz, 1880∼1937, 獨)도 같은 견해이다. 형태심리학에서도 감정이란 「내적(內的)인 것은 곧 외적(外的)인 것이다」라고 하여 직접적으로 내심(內心)이 밖으로 표현되고, 그것이 단적으로 파악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음악예술은 작곡자의 독창적인 일방적 사고에 의한 창작으로부터 비롯되지만 최종의 목적은 감상자에 의한 수용이므로 이를 위한 전달의 내용, 수단 등에 대한 적극적인 배려가 필요하다. 작곡자의 존재가치는 감상자의 공감(共感) 여부에 의해 결정되며 이는 작곡자의 언어에 대한 감상자의 이해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음악예술의 궁극적인 성취는 작곡자와 감상자의 양자가 음악예술에 대한 집단적 경험을 공유(共有)함에 따라 작곡자의 주관과 감상자의 객관이 함께 작용함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감상은 작곡자의 상상력과 감상자의 상상력이 함께 어우러지는 창조적 즐거움에 대한 공통의 과정이다.

공연예술로서의 음악감상은 작곡자에 의한 작품과 연주자의 연주에 의한 공동적 재체험(再體驗)의 결과가 감상자에게 전달, 수용되어 의미있는 음조합(音組合)으로 이해되는 과정이다. 즉, 작곡가와 연주자의 창작행위가 감상자에게 전달, 교류되어 영적감화(靈的感化)를 일으키는 것이다.

그러나 작곡자에 의한 창작품은 공연예술의 특성상 연주자의 재현(再現)을 통해 감상자에게 전달되므로 사실상 실제적 감상대상은 연주자의 연주에 대한 것이다. 또한 연주는 연주자에 의한 제2의 창조 즉, 재창조(再創造)이므로 연주는 또 하나의 감상 대상으로 추가되는 덕목이라 할 수 있다. 연주자에 따른 작품해석과 연주기교, 표정 등을 비교 감상하는 것은 색다른 감상의 묘미를 제공한다.

미학에서는 동의어로서 미적(美的) 향수(享受)나 완상(玩賞)이라는 말을 쓰지만 일반적으로는 감상이란 말을 즐겨 쓴다. 감상에는 순수한 미적 향수 이외에 작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태도가 다소라도 포함되어 있다. 음악감상은 작품의 창작(작곡)과 전달(연주)에 대한 반대 방향으로의 결과로, 타인의 작품에 의한 외부적 아름다움을 감상자 내부로 받아들여 이를 음미하는 미의식(美意識)이므로 수동성(受動性)과 상대적인 자아중심적(自我中心的) 주관성(主觀性)이 작용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작품이라는 객관적 존재에 대한 감상이므로 그것이 주는 감동의 세계에 적극 참여하여 자아(自我)를 작품에 맡기려는 객관적 지향성(志向性)을 함께 갖는다.

음악이 갖는 호소력이 지적(知的)이라기 보다 정서적(情緖的)이라는 점이 다른 예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세하지만, 음악감상은 정관적(靜觀的)인 면과 감정적(感情的)인 면의 양쪽이 동시에 요구된다. 감상에서 작품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해 작품과 감상자 사이의 일정거리의 간격을 유지하며 음미하는 정관적 감상이 필요하다. 정관적 감상은 작품의 구조를 객관적, 분석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감상의 본질은 대상에 대한 정서적 느낌을 얻는 것이므로 주감적(主感的), 감정적 감상 역시 감상의 중요한 덕목이다. 그러므로 음악감상은 감각을 밑바탕으로 하여 직관(直觀)과 감정(感情)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이를 통해 미적인 판단에 이르는 예술적 행위이다.

음악감상의 가장 큰 특징의 하나는 연주(실연, 實演)와 감상이 동시적 현상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미술 등 비공연(非公演) 예술의 경우를 상정(想定)하면 쉽게 이해가 될것이다. 예를 들어 회화의 경우, 공연과정이라 할 수 있는 작품제작의 과정 즉, 시간예술적 의미를 갖는 작품의 제작시간은 그것이 매우 중요한 예술적 가치를 갖는 예술행위임에도 불구하고 감상자와는 전혀 관계 없이 이루어지는 별개의 무용(無用)한 행위일 뿐이며, 감상자에게는 창작자에 의해 최종적으로 완성된 작품만이 감상의 대상으로 남게되는 것이다. 따라서 공연예술과는 달리 회화에서는 창작행위와 감상이 전혀 별개의 상황이므로 작품과 감상의 시각(時刻) 역시 전혀 별개의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시간적 구속에서 자유로운 공간예술의 본질적 특성과는 다른 차원에서의 시간적 운용(運用)에 관한 문제이다.

음악예술은 본질적으로 음(音)에 의한 시간예술이므로 감상과 연주는 가청(可聽) 시간과 범위에 대한 엄격한 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지금 우리는 파가니니(Paganini,Niccolo, 1782∼1840, 伊)의 바이올린 연주를 들을 수 없고, 여기서 카네기 홀의 연주를 감상할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이와같이 음악감상은 같은 장소에서의 동시적 현상일 수 밖에 없지만, 공간예술은 작품자체가 공연적 시간현상에 대한 공간적 동결(凍結)로 이미 자체내에 항구적 공연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되므로, 공간예술에 대한 감상은 시간적 의미를 초월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지금도 우리는 로댕 미술관에서 100여년 전에 제작된 로댕(Rene-Franois-Auguste Rodin. 1840∼1917, 佛)의 작품 「생각하는 사람(Le Penseur)」을 원형 그대로 즉, 로댕 본인의 예술을 원형대로 감상 할 수 있는 것이다.

음악감상의 또다른 특징은 감상의 대상이 연주자라는 인격체에 의한 실연(實演)이므로 철저한 인간관계에 의해 감상행위가 성립된다는 것이다. 이 역시 대표적 비공연예술인 회화 등의 경우와 비교 할 수 있다. 회화에서 감상의 대상은 작품이라는 「사물(事物)」이므로 감상은 「사람과 사물」의 관계지만 음악감상의 직접 대상이 연주이므로 「사람과 사람」의 관계이다.

음악감상은 기본적으로 「듣는다」는 체험을 바탕으로 성립되는 음악행위이므로 음악적 실천행위인 작곡, 연주, 감상 중 「들음의 예술(청각예술, 聽覺藝術)」이라는 음악적 본질을 가장 잘 구현(具現)하는 행위이다. 청각예술로서 음악은 ‘「들음(聽)」에 의해서 비로소 음예술로 성립된다. 모든 감상은 「듣는 것」에 의한 음악적 수용체험(受容體驗)에 의해 이루어진다.

음악예술의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감득(感得)하며 음미하는 것은 인간의 가장 중요한 본질적이며 아름다운 본능적 행위이다. 이를 위한 올바른 음악적 체험은 인간성 향상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행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감상이란 작품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이해하는 것이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과 작품 사이에 어떤 간격을 두고 작품의 이미지를 조용히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한 것인데, 확실하고 충분히 느끼는 일도 또한 필요한 것이므로 감상에는 정관적(靜觀的)인 면과 감정적(感情的)인 일면의 양쪽이 동시에 필요하게 된다. 정관적 감상은 작품의 구조를 객관적, 분석적으로 포착하는 태도이며, 감정적 감상은 주관적, 감정적으로 음미하고 만족하는 태도이다. 양자가 균형을 취하고 융합하여 하나의 조화를 만드는 것이 이상적이긴 하지만 실제로는 감상의 형태로 아폴론적 정관형과 디오니소스적 감정형으로 나눌 수가 있다. 대개 아마튜어일수록 감정경향으로 흐르기 쉽고 또 로만틱한 작품의 감상은 감정적 태도로 이끌려 들어가게 된다. 작품의 자극이 계기가 되어 일어나는 감정 속으로 침잠할 수 있는 태도는 단순한 자기 향수(享受)에 불과하면 딜레탕티슴(dilettantisme 〔佛〕, 학문이나 예술 따위를 취미 삼아 즐기려는 태도, 또는 그런 경향)의 무드적 감상이긴 하지만 「작품의」 감상이라 말하기는 힘들다. 또 기술에만 관심을 보이는 기술적인 감상도 있으나 보통 감상이라고 하면 미적(美的) 감상을 말한다. 폭넓은 미적(美的) 감상을 돕는 것으로서 예술의 이론이나 예술의 역사, 지식이 도움이 된다.

음악 감상의 경우는 왕왕 감각적, 심리적인 반사(反射)의 태도나 감정탐닉의 태도가 되기 쉬운 경향이 있으나 악곡의 중심을 이루는 독특한 음악적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예술로서의 음악감상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관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한슬릭이 감정에 취하는 감상을 병적인 것이라 하여 적극 배격하고, 생성(生成)되어가는 음(音)의 구성체를 주의 깊게 귀를 통해 직관적(直觀的)으로 더듬어가기를 주장한 것은 감상의식이 음악 밖으로 빗나가거나 순음악적(純音樂的)인 것을 포착하지 못할까 염려하기 때문이다.

감상자는 음악적 창조행위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 객관적 존재로 단순한 수용자에 불과하지만, 음악적 성취에 대한 최종적 판단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수용미학(受容美學)」 즉, 청취자(聽取者)를 중심으로 하는 음악미학에 의하면 작곡가나 작품의 가치보다 그것이 어떻게 수용되었는가에 보다 큰 가치 중점을 둔다. 수용미학 이론은 독일의 문예학자 H.R.야우스에 의해서 처음 시도되었고, 음악에서 적용된 학문이다. 음악 작품의 예술성은 수용자의 작품에 대한 수용, 즉 작품체험 속에 내재해 있으며, 또 계속 내재하고 있다는 통찰하에 음악작품에 대한 이해의 기준을 수용자의 「심미적(深味的) 경험」에 두고, 수용과 영향을 작품과 청자(聽者)간의 소통과정에서 분석하고, 작품의 역사적, 심미적 연관성을 고려하여 작품의 예술성을 판단하는 학문적 접근이다.

훌륭한 감상은 단순히 음악을 듣고 음미하는 소극적인 활동에서 벗어나 표현영역이라 할 수 있는 작곡이나 연주의 경지인 적극적 창조활동으로까지 외연(外延)을 넓히는 것이다. 연주가 악보를 통해 작곡자의 구상을 파악하는 것이라면 감상은 실연(實演)에 의해 실제화(實際化)된 소리를 통해 작곡자의 구상을 파악하는 것이다. 연주가는 작곡가의 작품을 자신의 연주에 의해 재창조하므로 예술적인 자기실현의 경지에 이르는 것과 똑같은 이치로 감상자는 감상을 통해 음악작품에 적극적으로 접근하여 창조적 과정에 대한 추체험적(追體驗的) 경험을 통하여 감상자에 의한 음악적 재창조가 이루어 질 수 있으며, 감상자는 이를 통한 진정한 자아실현(自我實現)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감상활동의 중심적 과제인 음악적 이해는 음(音)으로 표현된 음악에 대한 「 들음(聽, 청)」을 통해서 작품의 구상(構想)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 경우에도 감상자가 파악한 구상이 작곡자나 연주자의 구상과 얼마나 일치하는지의 여부는 증명할 방법이 없으며 또한 증명할 필요도 없다. 감상자는 자신의 개성과 능력에 의해 작품의 구상을 파악하며 감상능력의 향상에 따라 좀 더 가치있는 파악이 이루어질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갈 것이며, 음악적 가치평가도 이에 비례해서 이루어 질 것이다. 이와 같이 훌륭한 감상은 단순한 음악적 아름다움에 대한 음미의 단계를 넘어 창조적 활동으로 이어지므로 진정한 자아(自我)실현의 경지에 이르는 예술행위인 것이다.

감상은 작곡, 연주에 의해 표출된 창조적 행위가 감상자에게 전달 교류되는 과정상의 감화작용(感化作用)이다. 모든 음악적 행위의 과정 속에 이미 감상의 역할이 포함되어 있다. 음악적 창조는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에 대한 창조 외에도 이미 존재하는 어떤 상황을 개인의 지식과 인격의 터전 위에 독창적으로 개성있게 표현하고 느끼는 것까지를 포함하므로, 작곡은 제1의 창조이고 연주 또한 표현을 통한 제2의 창조행위이며 감상은 수용을 통한 훌륭한 제3의 내면적 창조행위이다.

감상자가 훌륭한 감상에 의해 정신적 성장을 이룬 결과 훌륭한 음악에 대한 이해와 적응에 이를 뿐만 아니라 새로운 음악적 가치 평가가 만들어져 또 다른 새로운 훌륭한 음악적 수요를 창출해내는 선순환적(善循環的)인 적극적 태도야말로 가장 바람직한 감상이라 할 것이다. 음악활동의 최종 결과는 음악적 수용(감상)이다. 그러므로 감상은 음악예술이 갖는 근본적 목적인 예술적 창조에 참여하는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 음악예술에서 작곡의 본질은 「원초적(原初的) 창조」이고 연주 활동의 본질이 「재현적(再現的) 창조」라면 감상 활동의 본질은 「이해적(理解的) 창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훌륭한 감상을 위해 감상의 본질을 바르게 이해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감상의 바른 태도는 감상자 자신의 지나친 주관적 판단이나 선입관을 내세우기에 앞서 밖으로부터 들려지는 것에 대한 올바른 객관적 해석과 수용이 더 중요한 덕목이 되어야 한다. 즉, 음악을 분석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종합적으로 감상하는 단계를 거쳐 마지막으로 우리 영혼의 종합적인 자양분으로 받아 드려져야 한다.

벨기에의 음악학자 페티스(Francais Joseph Fetis, 17841∼1871)는 “음악이란 음(音)의 배합(配合)에 의해 사람의 감정을 감동시키는 예술이다”라고 했다. 감상의 본질은 감동과 감명(感銘)에 있으며 설명을 초월한 경지이다. 음악감상은 감상의 대상인 음악이 비구체적일뿐만 아니라 추상적인 것이므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감상자의 감상능력은 소질적으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무한한 동적 성장요인을 가진 것이기 때문에 올바른 감상을 위해 실제적 감상체험을 통한 감상능력을 향상시켜 음예술의 궁극적 목표인 음악적 성취에 도달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올바른 음악감상은 훌륭한 훈련(training)을 통하여 익혀질 수 있으며, 훈련은 올바른 음악감상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감상능력의 향상을 위한 노력은 순전히 경험쌓기에 의할 수 밖에 없다. 즉, 바람직한 음악감상은 바람직한 감동을 위한 청취적 감각이 필요하며 이를 습득하기 위해 꾸준한 노력과 많은 양의 음악적 청취가 반드시 요구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적(美的) 체험은 전체적, 종합적인 것이므로, 구체적 음악감상에서는 곡의 세부적 구성에 대해 분석적 방법을 통한 지적(知的) 이해로, 막연한 전체에서 세부적 이해에 의한 전체로의 구체적 이해를 촉진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다.

감상자의 객관적 입장은 탁월한 음악적(작곡·연주) 능력이 요구되지는 않지만 감상자는 주어진 작품에 대한 가치판단을 통해 이를 바르게 수용할 수 있는 감상능력을 반드시 갖추어야 되며, 음악적 성취에 대한 적극적 사고와 태도가 필요하다. 음악은 감상적인 자연본능적 콤뮤니케이션과 함께 작곡가의 의지가 함께 부합되며 훌륭한 음악 작품은 작곡자의 훌륭한 예술적 사고(思考)의 결정체이므로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받기 위해, 그리고 이에 대한 이해와 서로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응분의 노력이 감상자에게도 반드시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즐긴다(enjoy)」는 행위와 ‘「감상한다(appreciation)」의 행위는 분명히 차별되는 행위이다. 전자는 일종의 향락(享樂)의 의미를 포함하는 것으로 아름다움도 포함되지만 그보다 낮은 단계의 일상적 즐거움까지를 대상으로 하며, 좋다 나쁘다의 동기(動機) 없이 자체적 체험에만 한정되는 무동기성(無動機性)의 행위이지만 후자는 즐긴다는 것에서 더 나가 대상의 질(質)이나 진정한 가치를 이해하고 적극적인 가치인식을 향한 행위를 말한다.

그러므로 음악감상은 대상에 대한 수동적 즐김으로부터 대부분 비롯되지만 예술적 행위로서의 진정한 음악감상은 음악작품 자체에 대한 적극적인 가치판단과 인식, 지적인 이해를 위한 노력에 의한 감상의 가치인식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따라서 훌륭한 음악감상은 음악을 지적(知的, intelligent)으로 청취할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감상자의 의식적인 노력과 훈련에 의해서만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러므로 “나는 청중이 즐거워하는 것만을 원치 않습니다. (음악이) 그들을 보다 훌륭하게 만들기를 바랍니다.(I do not wish to amuse my audience; I wish to make them better.)”라고 말한 헨델의 경구는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다.

H.M.밀러에 의하면 음악감상에 대한 근본적 장애요인은 청각적(聽覺的) 요인, 시간적 요인, 편애와 편견의 세가지로 요약된다. 청각(聽覺) 은 시각(視覺)에 비해 매우 불완전한 감각기관이므로 귀를 통한 음악적 수용은 지각적 판단을 통해서만 작품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판단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이 음악감상의 중요한 장애요인 중의 하나인 청각적 요인이라 할 것이다. 음악감상의 또다른 장애 요인은 음악이 시간적 예술이며 음악의 모든 요소가 시간의 흐름 안에서만 포착이 가능한 존재이므로 시간의 전·후관계에 의한 의미를 순간적으로 파악해야하며, 순간적으로 파악한 작품의 단상(斷想)들을 기억에 의하여, 기억속에서 작품전체를 유기적으로 되살려 종합해야 하는 점이다. 따라서 음악은 시간적 제약 없이 작품전체를 한눈에 조망, 통찰할 수 있는 조각, 건축 등 시각예술에 비해 엄청난 장애요인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암기력은 음악감상의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이다. 마지막으로 편견은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음악감상이 갖는 개인적 장애 요인이다. 특정 분야나 특정 악곡에 대한 지나친 편애는 감상의 폭을 스스로 제한하므로 음악감상의 중요한 장애요인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갖는다.

대부분의 현대인들에게 음악감상의 가장 큰 현실적, 실제적 애로점은, 본질적으로 음악감상이 연주자의 실연(實演)에 의한 감상이며, 표현과 수용의 모든 과정이 인간관계에 의한 것이어야한다는 것과 음악의 시간예술적 제약 즉, 재현과 감상이 동시적 현상이어야 한다는 것 외에 청각예술적 특징인 가청범위(可聽範圍) 에 의한 현장성(現場性)이라는 필연적 제약이 따른다는 점이다. 진정한 예술 실천행위로서의 음악감상은 연주자에 의한 실연(實演), 실연을 위한 공연장, 감상자 등의 세가지 조건을 동시적으로 갖추어야하는 것이다.

따라서 음악예술의 실천적 행위로서의 감상은 공연장안에서 이루어지는 실제적 연주행위에 대한 실제적 감상만 유효한 것으로 간주되므로, 음악감상이 갖는 이런 기본적인 제약은 필연적으로 음악감상을 현대적 문명이기인 녹음기 등 음재생 장치와 매스컴 등 현대의 사회제도적 장치의 변화에 따른 TV, 라디오 등 간접적, 편법적 방법에 대한 의존으로 대체시킨다.

현대의 기계문명이 가져온 엄청난 문명의 이기, 이에 의한 거의 완벽한 음향재생을 위한 기계장치의 발달, 대중 매체로 대표되는 테크놀로지의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의 바쁜 일상은 편의성에 따른 실용주의에 의해 음악감상을 기계장치에 과도하게 의탁함으로 본질적인 전통적 음악감상의 기회를 잃어가고 있다. 전통적인 공연장이 연주현장, 연주공간으로서의 의미를 상실하므로 음악경험에 대한 존재론적 위치도 변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음악감상은 작품과 연주자와 감상자 사이의 정상적 인간 관계에서 행해지는 음악예술의 전통적 행위에서 벗어나 기계(사물)와 인간과의 관계라는 편법으로 변질시킨다.

이 경우의 연주는 기계적 장치에 의한 음악적 소리의 동결화(凍結化)를 위한 작업이며 이에 의한 음악감상은 기계장치에 의해 동결된 소리를 기계장치에 의해 재생시킨 것에 대한 것으로, 작품의 실연(實演)에 의해서 발생하는 재생예술로서의 살아있는(alive) 음악이 아닌 재생산품(再生産品) 즉, 일종의 음악적 모조품(模造品)에 대한 감상이다. 이것은 음악예술의 실천적 행위로서의 감상이 아니라 음악적 모조품에 대한 「청각적 구경(enjoyable sight)」에 지나지 않는다. 살아있는 음악이란 공연 현장에서 실제로 연주되는 음악으로, 현장의 청중만을 위한 맞춤형의 연주가 연주자에 의해서 실제로 행해지며 현장의 감상자에 의해 실제로 감상되는 음악이다.

기계장치에 의한 음악적 모조품은 일종의 음악적 공산품으로, 항상 재생산이 항상 가능하다. 그러나 살아있는 음악은 연주되는 실제 시간의 실제 상황의 연주로 한정되며 연주의 종료와 함께 상황이 소멸되므로 살아있는 음악은 당연히 재생산이 불가능한 1회용으로 한정된다. 살아있는 현장의 음악만이 진정한 의미의 음악감상의 대상이다.

또한 기계장치에 의한 재생음악 즉, 레코드(record)음악은 실제 연주를 녹음하여 1회성을 가진 연주를 반복 청취할 수 있도록 정착시킨 것이므로 이에 의한 감상은 음악감상의 전통적 방식으로 채택되어왔던 시간과 공간에 있어서의 동시적 집단경험인 연주회장에서의 연주(공연)를 통한 다중적(多衆的) 동시(同時)감상의 형식 즉 「아우라(aura)」의 경험을 벗어나 밀실(密室)에서의 개인적, 개별적 감상이 이루어지므로 음악감상은 더 이상 대중적 현상이 아닌 고독한 개인적 현상, 개인적인 경험으로 한정될 뿐이다.

음악이 시간적 예술임을 고려한다면 연주의 1회성을 중요시하는 경우 기계장치에 의한 음악감상이 신선미없는 복제음악으로 생각될 수 있으나, 악곡을 자유롭게 감상하려는 청취자의 입장에서 볼 때는 기계장치에 의한 음악감상은 편리하고 뛰어난 도구가 되고 있다. 오늘날 레코드음악은 음악을 재생시키는 문헌(文獻)으로서 음악교육에 중요한 구실을 하고, 나아가서는 음악보급과 연구에 있어 세계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또한 라디오방송, 텔레비전 등 매스 미디어에 의한 음악감상 역시 현대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감상 매체 가 되어간다고 할 수 있다. 음악감상에서 임장감(臨場感)을 가장 중요한 조건이지만, 급속한 방송기술의 향상으로 좋은 음질의 음악을 전달하므로 방송음악의 특수성이 재인식되었다. 이와 아울러 전자음악, 뮈지크 콩크레트(구체음악) 등도 점차 채택되고, 또한 이것이 다른 것과 결합하여 새로운 장르로 확대되었다.

또한편으로 텔레비전음악은 음악에 시각적 효과를 가미한 중요한 전달매체로 인식되고 있다. 저명한 지휘자의 지휘법 등 연주의 실제장면에 대한 다각적인 시각화, 뛰어난 접근용이성 등으로 음악보급에 크게 기여함과 동시에, 가정에 음악을 도입하는 좋은 계기를 마련하였다. 또 텔레비전의 컬러화에 의한 화려한 색채감도 중요한 조건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기계장치에 의한 음악은 음악적 대용품일 뿐이다.

1. 감상의 3단계

음악은 직접 사람의 마음속으로 호소하는 예술이므로 음악에 관한 별다른 지식 없이도 어느 정도 음악적 아름다움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다. 그러나 감상의 목적에 합당한 음악듣기는 기초적 지식, 청취방법, 느끼는 수단 등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점에서 미국의 작곡가 코플란드(Aron Copland, 1900∼1990)에 의한 음악감상의 단계적 분류는 매우 합리적인 구분이라고 여겨진다.

1) 감각적 파악의 단계(sensuous plane)

음악감상의 첫 번째 단계이다. 작곡가나 연주자의 표현의도와는 별도로 감상자 자신의 주관적 자의(自意)에 의해 음악적 아름다움을 즐기는 단계이다. 음악을 음미하고 즐거움을 느끼는 것으로부터 음악예술적 활동에 대한 관심을 갖는 최초의 동기유발이 이루어지며 이로 인해 감상자와 작곡자, 감상자와 연주자와의 연결고리가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이 단계에서 보다 가치있는 감상이 이루어지게 하기 위해 음악예술의 지적 탐구를 위한 노력 등 음악예술에 대한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2) 표현력 감지(感知)의 단계(expressive plane)

음악감상의 두 번째 단계이다. 음악은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하는 예술이지만  표현수단은 언어 등 일상적인 구체적 표현 도구가 아닌 음악언어로서만 가능하며, 음악적 음향을 통해서만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엄밀한 의미에서 음악은 순수한 음악적 의미만을 가지므로 감상의 대상은 음악적 표현력에 한정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음악적 표현에 의해 표출되는 감상의 대상은 음악이 갖는 비구체적인 모호성의 특징에 따라 개개의 감상자에 따라 각기 다른 감정의 세계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음악적 표현에 의해서 얻어진 감동을 스스로의 마음에 받아들여 영혼의 자양분으로 삼아야하며, 이를 위해 음악적 이해에 이르는 길을 모색하는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3) 음악적 이해와 평가의 단계(sheerly musical plane)

음악감상의 마지막 단계인 세 번째 단계는 음악의 이해와 가치평가를 목표로 하는 감상의 적극적 단계이다. 음악감상의 최종적 결과는 감상자의 개성과 이해력에 의한 독자적 감동으로 나타며, 이 단계에 이르러 감상에 의한 재창조 및 이에 의한 자기실현이 가능해 지는 것이다. 감상자의 훌륭한 음악적 이해에 따라 음악에 대한 올바른 가치판단이 이루어지고 이에 따른 건전한 비평능력에 의해 음악의 세가지 실천인 작곡, 연주, 감상의 선순환적(善循環的) 교류가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감상자는 음악작품을 충분히 이해하고 더 나아가 올바른 가치평가를 위해 작품이나 연주가 갖는 의의와 내용, 작곡자나 연주가의 창조적 의도를 바르게 파악하지않으면 않된다.

2. 음악감상의 태도

음악감상은 전적으로 청취자의 감상태도에 달려있다. H.M.밀러의 구분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음악을 듣는 청취자의 태도는 다음의 4가지 모습으로 나뉠 수 있다. 첫째 수동적(受動的)인 청취, 둘째 감각적(感覺的)인 청취, 셋째 감정적(感情的)인 청취, 넷째 인식적(認識的)이고 지각적(知覺的)인 청취이다.

1) 수동적(受動的)인 청취(passive listening)

들려지는 음악을 수동적으로 듣기는 하지만 감상하지는 않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가장 경계해야 하는 음악감상이다. 음악감상을 위한 적극적인 자세로 음악에 집중해야 음악적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음을 인식하는 음악감상을 향한 최초의 동기가 필요하다.

한스 릭은 그의 「음악 미론」에서 음악의 요소적인 것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여 감정적으로만 반응하는 음악감상을「병적 향수(病的享受)」라고 하여 경멸하였고, 음악을순수 관조(純粹觀照, reine Anschauung)라는 의식적인 정신활동으로 대치시켜 음악적으로「듣는 것」을 「미적 향수(美的享受)」라고 하였다.

2) 감각적(感覺的)인 청취(sensuous listening)

음악을 단순히 음(音) 그 자체로 즐기는 모습이다. 플륫의 청명한 소리, 오르간의 장엄한 소리, 심포니에서 악기들의 풍부한 울림 등, 음악을 듣는다기 보다는 음악에서 울려나오는 소리들에 즐거움을 찾는 감상태도를 말한다. 이때 청자(聽者)는 음악에 대해 이해가 전혀 없이도 음악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는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음악이 단지 귀의 즐거움에만 한정되는 것으로, 정신적 즐거움이 아닌 육체적 쾌락을 취하는 청취 태도로 진정한 음악감상이 아니다.

3) 감정적(感情的)인 청취(emotional listening)

이 경우의 청자는 음악이 불러 일으키는 정서나 분위기에 빠져 음악에 대한 반응에 휩싸이게 된다. 이 방법은 듣는 이에게 어떤 숭고한 경험을 맛보게 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전혀 의미가 없는 감상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감상자들이 이러한 방법으로 음악을 감상한다. 그러나 이렇게 정서적으로 음악을 듣는 것은 선천적으로 갖고 있는 인간의 본성에 의한 것이므로, 어떤 훈련이나 집중의 노력이 따로 필요한 방법은 아니다. 이런 음악감상은 단지 아름다움에 대한 본능적인 필요에만 대응하는 것으
로 인간성 향상을 위한 발전적 가능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4) 지각적(知覺的)이고 인식적(認識的)인 청취(perceptive listening)

가장 이상적인 음악감상이다. 이 방법으로 음악을 감상하는 것은 수동적, 감각적, 정서적 감상과는 달리 고도의 주의력 집중이 필요하고, 음악적 구조에 대한 이해력이 갖추어져야 한다. 이런 모습은 음악감상에서 지향해야 하는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음악을 이해하면서 즐긴다면 여기서 얻는 즐거움이란 앞의 경우에서 얻는 즐거움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크다고 할 것이다.

리만은 음악을 듣는 것은 음악에 대한 단순한 수동적(受動的) 수용(收用)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이것은 감각을 초월한 인간정신의 능동적인 움직임이며, 음악은 우리들에게 단순히 존재하는 것으로 있는 것이 아니고, 「음악적으로 올바른 것, 타당한것」을 선택하고, 한계를 짓게하며, 연관짓게 하고, 질서짓게 하는 인간정신의 적극적인 활동이라고 하였다.

리만의 이 움직임을 「논리적 능동성」이라고 부르는데 리만의 「음악청(音樂聽)」은 파악하고자 하는 정신에 의해 존재하는 「음악의 논리」를 감상자 스스로가 구성해가는 움직임이라 할 것이다.

3. 감상의 지각능력 배양

음악의 청취력 향상을 위해 H.M.밀러가 제안한 다음과 같은 감상자에 대한 여섯가지 항목의 유의사항은 감상의 지각능력 배양을 위한 매우 가치있는 덕목이라고 여겨진다. 감상자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훌륭한 감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1) 주의집중(attention)

주의집중은 음악을 지각적(知覺的)으로 청취하기 위한 가장 첫 번째 전제 조건이다. 음악을 들음에 있어서 주의력을 기른다는 것이 쉬운일은 아니다. 실지로 클래식을 듣는 사람들 대부분은 음악을 듣는 동안 거의 대부분의 시간에 공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것은 지각적인 감상에 큰 방해가 되는 것이므로 주의를 집중하여 음악을 듣는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2) 반복(repetition)

음악은 시간적 예술로 형이상학적인 상징성을 가지고 있으며 청각적인 인상에 의해야 하므로 한번 듣고서 그 내용을 완전히 파악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음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러번 반복해서 음악을 듣는 수 밖에는 없는데, 바로 이점이 레코딩된 음악의 가장 큰 장점이며 유일한 필요성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단순한 반복은 지루한 일이지만 음악의 경우는 그것이 단순한 일상(日常)이 예술이기 때문에, 반복해서 들을 경우에도 항상 새로운 느낌을 갖게하며, 작품의 예술적 깊이가 더해지는 장점을 갖는다.

3) 친숙성(familiarity)

음악에 대한 반복적 청취는 음악에 대한 친숙성을 갖게 한다. 반대로 친숙한 음악은 당연히 친근감이 느껴지므로 빠른 이해에 이르게 한다. 따라서 낯선 음악은 반복적 청취로 친숙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음악감상의 목적이 단순히 친밀한 음악을 즐기는 데 있지 않고, 음악을 감상하는 능력을 배양하는데 있으므로 새로운 음악들을 발굴하고 음악적 시야를 넓히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4) 음악적 배경(背景)에 대한 이해(appreciation of musical background)

작가와 작품에 대한 지식, 작품의 형태(form), 양식(樣式, style), 특성 등 음악적 배경에 관한 지식은 음악을 이해하고 즐기는데 커다란 도움이 된다. 그러나 배경적 지식에 대한 지나치게 치중하므로 감상으로서가 아닌 지식으로서의 음악을 추구해서는 안된다. 음악적 즐거움을 얻기 위한 도구로 배경적 지식이 필요한 것이다. 음악은 아는 것이 아니라 몸소 느끼고 체험하는 것이다.

5) 참여(參與, participation)

실지로 악보를 보며 악기를 연주하거나, 작곡을 하는 등의 음악에 직접 참여를 하는 것은 음악감상에 큰 도움을 준다. 악기를 연주함으로써 리듬감이나 박자감을 느끼게 되고, 독보력(讀潽力)을 가지게 됨으로써 음악에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따라서 감상능력의 향상에 크게 기여한다.

6) 시각적(視覺的)인 접근(visual approach)

악보를 통한 음악감상은 음악이 진행되는 동안 귀로 놓치게 되는 음악의 시간적, 공간적인 면을 찾아내므로 느낌을 보충 할 수 있다. 그러나 음악예술에서 악보는 음악적 소리의 기록을 위한 장치이지만 이는 음악언어에 대한 문자적(文字的, literally) 기록이 아니며, 극히 불완전한 시각적 기호(signal)에 불과한 음악적 보조수단일 뿐이다. 또한 음악은 청각예술이며 따라서 감상의 본질은 청각적인 것이므로 시각적 접근은 보충적 수단으로 사용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