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청각예술(聽覺藝術, auditory art)과 시각예술(視覺藝術, visual art)

요약

청각예술(聽覺藝術, auditory art)과 시각예술(視覺藝術, visual art)의 구분은 해당 예술의 존재(存在) 방식에 따른 지각(知覺)과 수용(收容)에 의한 구분이다. 공간적으로 실재(實在)하는 사물(事物)은 시각(視覺)에 의해 지각되므로 시각예술은 회화·조각 등 공간예술은 물론 시간예술 중 공간적 요소를 포함하는 예술 즉, 무용·연극·영화 등의 예술도 시각예술로 분류된다. 청각예술이란 말할것도 없이 귀(耳)에 의한 지각 즉, 청각(聽覺)에 의한 예술로 그 대상은 당연히 음(音)으로 한정된다. 따라서 청각예술은 거의 유일하게 음악예술만 포함한다.

본문

청각청각예술(聽覺藝術, auditory art)과 시각예술(視覺藝術, visual art)의 구분은 예술을 지각(知覺), 수용(收容)하는 감각기관에 따른 분류이다. 이것은 전장에서 설명된 바 있는 직관형식(直觀形式) 즉, 시간예술(時間藝術), 공간예술(空間藝術)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이 중 공간예술 즉, 공간직관(空間直觀)은 시각(視覺)에만 한정되는 시각영역(視覺領域) 고유의 것이며, 물적(物的), 공간적 특성에 따라 시각적 지각에 의해 수용되는 예술이므로 시각예술로 분류되는 것이 당연하지만 시간예술 즉, 시간직관(時間直觀)은 시각이나 청각(聽覺) 모두에 공통되므로, 시간예술에 대한 청각예술, 시각예술의 구분은 단순하지 않다.    

청각예술과 시각예술의 구분은 해당 예술의 존재(存在) 방식에 따른 지각과 수용에 의한 구분이다. 공간적으로 실재(實在)하는 사물(事物)은 시각(視覺)에 의해 지각되므로 시각예술은 회화·조각 등 공간예술은 물론 시간예술 중 공간적 요소를 포함하는 예술 즉, 무용·연극·영화 등의 예술도 시각예술로 분류된다. 그러나 연극이나 영화 등의 예술은 극중(劇中) 대사나 배경음악 등 청각적인 요소를 함께 포함하므로, 이를 다시 시·청각예술(視·聽覺藝術)로 세분하여 차별화하는 것이 타당하다. 시·청각예술을 종합예술(綜合藝術) 또는 혼합예술(混合藝術)이라고도 한다.

대표적인 시간예술인 문예의 경우, 음악과 같이 존재기반(存在基盤)을 공간적인 것에 두지 않고, 공간적 구성을 갖지 않으며 의미의 표현, 전달의 수단이 언어(言語)이므로 청각예술로 분류되지만, 음악예술과 달리 실제적 표현을 위한 구체적 방식에서 실제 음성언어(音聲言語)가 갖는 한계성 때문에 대체수단(代替手段)으로 문자(文字)를 채택하는 이외의 다른 수단을 갖지 못하지만, 실제적 수용은 대표적인 시각적(視覺的) 지각(知覺)방식인 문자를 사용하여 이루어지므로 순수한 청각예술로 분류되기 어려운 특이성을 갖는다. 문예에서와 같이 음악예술에서 비슷한 수단으로 채택된 악보의 경우, 음악을 기록하기 위해 사용되는 오선, 음자리표, 음표, 쉼표 등의 여러 기호는 편의상 음악적 문자로 이해되지만 이는 소리에 대한 단순한 시각적(視覺的) 상징기호일 뿐 그 자체가 음악을 대신하거나 진정한 음악의 전달수단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악보는 문예에 있어서 문자의 의미와는 전혀 다른 개념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청각예술이란 말할것도 없이 귀(耳)에 의한 지각 즉, 청각(聽覺)에 의한 예술로 그 대상은 당연히 음(音)으로 한정된다. 따라서 “음악은 귀의 감각과 연관된 「규칙적인」 자연이다.”라고 한 베베른의 언급이나 “음악은 귀에 유쾌하게 조정된 소리가 결합된 예술이다.”라고 한 루소(Rousseau, Jean-Jacques, 1712∼1778, 佛)의 언급처럼 청각예술은 거의 유일하게 음악예술만 포함한다. 방송극 등의 주변예술도 물론 청각예술로 분류 되지만 정통예술로는 음악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랜덤 하우스 영어사전에 의하면 「음악은 리듬과 선율, 화성, 음색을 통해 인간의 생각과 정서를 의미있는 형태로 표현하는 시간예술이며 청각예술이다.」라고 정의 되어 있다. 이것은 A.베베른의 “음악은 귀의 감각과 연관된 규칙적인 자연이다”라는 정의에 의해 더욱 분명해진다.

헤겔(Hegel, Georg Wilhelm Friedrich, 1770∼1831, 獨)에 의하면 시간의 진행에 따라 순간적으로 생성(生成)되고 소멸(消滅)되는 음(音)의 세계는 귀를 통해서 감정 측면의 내면으로 들어와 영혼이 즐거운 느낌을 갖게한다. 음악에 있어서의 음(音)은 어떤 「표상(表象)을 위한 기호」가 아니라 음(音) 그 자체로서 음악의 요소가 되며 「자체로서의 목적」이 된다. 즉 음(音)은 단순한 기호가 아니며, 예술적 음형태 자체로서 음악적 목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음악은 청각에 의해 지각(知覺)되는 예술적 의미를 가진 음(音)의 예술이므로  진정한 청각적인 청각예술이라 할 수 있다.

청각예술의 구분 역시 예술의 존재방식(存在方式)과 전달(傳達), 표현방식(表現方式)에 의한다. 음악은 우선 존재방식이 시간적이며 공간적 사물(事物)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청각예술이다. 음악이 사물로서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떤 존재방식을 가지고 있으며, 음악을 포착하는 방식은 무엇인가? 음악이 자신을 들어내는 표현방식, 전달방법은 무엇인가?

음악은 조형예술과는 달리 공간적 고정성(固定性), 혹은 영속적(永續的) 물질성(物質性)을 부정(否定)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외계(外界)에 확실한 모습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피게의 "우리는 먼저 음악을 전체로서 하나의 물상(物象)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어쨌든 우리는 음악의 객체적(客體的)인 존재를 인정한다. 음악은 우리들과 동일 평면(平面)에 있고, 우리에게 어떤 통합된 감각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물상(物象)이다"라는 언급은 명확한 진실을 표현한다.

그러나 그 물상(物象)이 조형예술과 다르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조형예술 작품은 자연물(自然物)과 같이 공간적 고정성(固定性)과 영속성(永續性)을 갖고 언제까지나 우리에게 관조(觀照)의 기회를 제공해 주지만, 음악은 순간적으로 그 존재가 현실화되고 어떤 한정된 시간만 지속한다. 음악의 존재근원(存在根源)인 시간은 자신을 표시하기 위해서 「소리」라는 소재가 필수적며, 이 경우에서 음은 구체적 표현내용이고 시간은 소리가 출현(出現)하기 위한 추상적 형식이다. E.한슬릭의 「음악의 내용은 스스로 울리면서 움직이는 형식이다.」라는 유명한 정의에서 볼 수 있는 것 처럼 음악의 본질은 「소리 울림」의 운동다. 이와같이 음악은 외계(外界)에서 일어나는 실제적 현상이면서도 사물(事物)로서의 실재(實在)가 아닌 「소리 울림」이며 귀를 통해서 우리에게 전달된다. 즉, 음악은 귀를 통해서 전달되는 소리 울림으로서의 물상(物象)이다. 그러므로 음악은 존재방식과 전달, 표현방식에서 분명한 청각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청각(聽覺)은 시각(視覺) 보다 감각적 습득력에서 성능이 부족한 것으로 인정되지만, 청각은 스스로 지각할 수 있는 영역 즉, 「청공간(聽空間)」이라는 특별한 공간을 만든다. 청공간에 의해 생기는 특별한 입체적(立體的) 느낌에 대한 지각은 독특한 상상적 공간에 의한 공간적 판단을 성립시키며, 이에 따른 특별한 「상상력」은 음악적 영감(靈感)을 더하는 또하나의 중요한 요인이 된다. 청공간에 의한 이런 상상력은 인간 상호간의 마음의 전달이나 미적체험(美的體驗)의 매개(媒介)가 된다. 음악이 다른 예술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보다 순수하고 즉각적인 감동을 줄 수 있는 원인을 음악이 청각예술이라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결국, 청각예술은 시각예술에 비해서 울타리의 범위가 더 넓은 예술일 수도 있으며 흔히 시각예술을 창작하는 사람들이 청각예술을 동경하는 것은 이런 이유로 자연스런 일이라 할 것이다.

음악예술은 「미(美)와 감동」이라는 예술일반의 통유적(通有的) 요소를 갖추고 있으나 소재와 감동의 전달경로와 방식에서 조형예술이나 전시예술(展示藝術)과는 다른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즉, 음악은 모든 예술 중 가장 정서적(情緖的)인 예술로, 소리를 소재로 해서 청각을 통해 감동을 전달하므로 음악적 감동은 이성적 여과작용(濾過作用)을 거치지 않는 직접적이고 원초적(原初的) 수용(收容)이 이루어지는데, 이는 인간의 신체구조상 소리에 의한 청각적인 인상이 빛에 의한 시각적인 인상 보다 훨씬 강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매우 간단한 심리학적 문제이다. 일반적으로 시각적 인식은 지적(知的) 가치판단에 따라 취사선택(取捨選擇) 즉, 쓸 것과 버릴 것이 선택적으로 가려지지만 청각적 인식에 의한 음악은 그 이전에 이미 신체적 조직(청각기관)내에 접수되어 취사선택과 무관하게 즉각적인 감각적 반응을 보이게 된다. 음악예술이 갖는 이런 특별현상은 음악이 시각적인 예술이 아닌 청각적인 예술이라는데 중요한 원인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음악예술은 음악만의 고유한 가치를 지니며, 어떤면에서 이러한 가치는 모든 예술의 정수(精髓)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칸트(Kant, Immanuel, 1724∼1804, 獨)는 「마음의 언어」인 음악을 정서(情緖)의 가장 높은 곳에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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